[남오연 변호사]"시중은행, 북한 금융시장에 소액대출 등 점진적 방식으로 접근해야"
작성자 : 법무법인 청호 | 날짜 : 2019-01-03 | 조회수 : 6736
"시중은행, 북한 금융시장에 소액대출 등 점진적 방식으로 접근해야"
이날 배 소장은 고전적 사회주의에서 개혁사회주의→시장사회주의→시장경제체제로 변하는 사회주의 개혁 및 개방단계를 거론하며 “북한 금융시장은 2004년 이원적 은행제도를 도입한 이후 전자결제 카드를 도입하는 등 여러 가지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도 “현재 개혁과 시장 사회주의 중 어느 위치에 있는지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당분간 시장경제와 계획경제가 불편한 동거생활을 하되, 시장경제가 계획경제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보인다”며 “국내 은행들은 북한의 시장사회주의로의 전환 과정에 대응해 점진적인 관점에서 금융협력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것도 주요한 과제로 지목됐다.
배 소장은 “시중은행이 국제기구의 대북협력 프로그램에 참여해 북한과 신뢰를 구축하고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며 “북한에 진출할 벤처들에 대한 인큐베이팅과 UNDP의 지속가능 개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에 맞춘 대북교육도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업금융차원의 금융지원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꼽혔다. 북한 경제 개발을 위한 투·융자 사업 참여로 북한 당국과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배 소장은 “북한개발신탁기금, 대북투자기금 등이 진행하는 대북 투·융자 사업 참여를 긍정적으로 생각해야한다”며 “향후 본격적인 북한 진출에 대비한 사전적 시장조사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북한이 외자유치와 수출확대를 위해 추진 중인 특수경제지대를 중심으로 진출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출 형태에 대해선 “지점 설립보다는 저위험 진출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예·송금이나 소액대출 등 마이크로파이낸스와 같은 비은행 형태나 국제금융기구와의 협조 융자, 합작은행을 통한 진출방식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직접 진출에 비해 리스크가 적고,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기회는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적극적인 대북 금융협력을 위해선 북한에서 투자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국외 진출과 관련한 법적 쟁점과 북한의 금융 개혁 현황도 추가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수목적은행이나 한반도 금융-통신망을 설계하자는 구상도 나왔다.
조봉현 IBK 북한경제연구소 부연구소장은 “현재 북한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약 6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남·북간 정보통신, 금융 분야 교류를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한반도 금융-통신망을 설계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법제도 등 단계적인 통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남오연 법무법인 청호 변호사는 “남한과 북한이 공동 출자한 특수목적은행을 설립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며 “이를 통해 대출 등 여러 가지 사업을 시도하고, 상호 신뢰도 생길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밖에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을 막기 위한 주도권 확보와 정책 마련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북한금융연구센터장(선임연구위원)은 “정부는 북한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우리나라의 대북 투융자나 국내은행의 북한 진출이 다른 외국계 투자자에 비해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대북 제재 이후의 주도권 확보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경엽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장은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특구 지역에 남측이 진입할 때 재산권 등을 보장하는 특례법 등이 있어야 한다”며 획기적인 변화, ‘한번 도약’을 위해선 정책적 대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실시됐으며 박준영 국제금융공사(IFC·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 한국 대표와 김원대 한국자산관리공사 경영연구소장,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오화세 금융위원회 국제협력팀장,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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